
최근 발표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내용을 듣고 처음에는 좀 화가 났는데, “결국 또 신규 원전 2기 건설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제12차 전기본, 무엇이 변했나
기후에너지부에서 발표한 이번 계획안의 핵심은 2040년까지 신규 원전 2기와 SMR(소형모듈원전) 1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것입니다.
2년마다 수립되는 이 ‘전기본’은 향후 15년의 대계인데, 현 정부 출범 초기만 해도 신규 원전은 없을 것처럼 하더니 결국 방향을 틀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이미 4기의 원전이 건설 중입니다. 울진과 울주에서 돌아가는 이 거대한 엔진들은 우리를 전 세계 면적당 원전 밀도 1위 국가로 만들었죠.
그런데 여기에 2기를 더 얹겠다니, 환경을 생각하는 분들이나 재생 에너지를 지지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배신감이 들 법도 합니다.
AI 시대와 전력 수요, 그리고 원전 찬성 여론의 실체
재미있는 점은 최근 여론 조사입니다. 국민의 65~75%가 원전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죠. 하지만 저는 이 숫자가 “원전이 좋아서” 찍은 결과라고 보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에 가깝죠. AI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고 전력 수요가 폭발할 거라는 뉴스가 매일같이 쏟아지니, 당장 대안이 있겠냐는 불안감이 투영된 것입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 다운로드 바로가기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AI가 전력을 끝없이 먹어치울 거라는 예상도 허점이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고효율, 저전력의 시대로 갈 것이고, 전력 수요는 어느 시점에서 정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초전도체나 핵융합 같은 꿈의 기술이 아니더라도, 에너지 효율화 기법은 이미 우리 세금으로 연구가 끝난 상태니까요.
왜 ‘지금’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발표했을까?
이번 발표를 보며 느낀 ‘정치적 함수’는 바로 인력과 생태계인 듯. 이전 정부의 탈원전 기조 아래서 원자력 공학도들이 사라지고 관련 중소기업들이 폐허가 되는 걸 보셨을 겁니다.
이번 발표는 당장 원전을 짓겠다는 실행력보다는, “이 분야에 계속 투자할 테니 인재들은 떠나지 마라”는 신호탄 같은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태양광 산업의 폐허 속에서 찾는 희망
원전 얘기가 커지니 태양광은 끝난 거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단언컨대, 아닙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2030년까지 태양광 100GW 목표는 유지되었습니다. 문제는 산업 생태계죠. 국내 태양광 산업은 거의 완파 수준입니다. 한화큐셀 같은 기업도 미국으로 거점을 옮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간 영역에서 태양광의 불꽃은 이미 붙었습니다. 이건 정부가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닙니다. 시대정신이거든요. 결국 우리는 각 가정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그리드 오프’의 시대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태양광 설치 문의하기결론적으로, 에너지 전환기의 2026년 생존 전략
결론적으로 이번 제12차 전기본은 원전으로의 회귀라기보다는, 에너지 믹스의 현실적인 조정 과정이라고 봅니다.
원전의 관성과 태양광의 혁신이 섞이는 과도기인 셈이죠. 지금 태양광 발전소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정책보다 ‘자재값’에 더 민감해야 합니다. 구리 시세가 꺾일 기미가 안 보이고, 전기 자재 가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에너지 문명은 이제 지하자원 기반에서 자연 에너지 기반으로 개벽하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 여러분의 투자가 헛되지 않도록, 저도 현장에서 계속 고민하고 공유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