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농형 태양광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또 멀쩡한 농지에 판넬 깔아서 시골 풍경 망치고, 결국 농사 안 짓고 땅값이나 올리려는 속셈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600평에 태양광 설치해서 1,000만원 수익이라니…
그런데 최근 ‘에너지 온앤노프’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게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우리 농촌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더라고요. 저처럼 의심 많으셨던 분들을 위해, 영농형 태양광이 진짜 농민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 하나씩 뜯어봤습니다.
영농형 태양광, 일반 농촌 태양광과 무엇이 다른가?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우리가 흔히 보던 ‘농촌 태양광’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농촌 태양광은 농지를 ‘잡종지’로 바꿔버립니다.
즉,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이 되는 거죠. 하지만 영농형은 ‘농사도 짓고 전기도 뽑는’ 복합 모델입니다.
식물의 광포화점을 활용한 과학적 설계
“판넬이 햇빛을 가리면 농사가 안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을 텐데, 핵심은 ‘광포화점’에 있습니다. 식물은 일정량 이상의 햇빛은 흡수하지 못하고 튕겨냅니다.
영농형 태양광은 그 남는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거죠. 판넬을 7m 이상 높게 설치하고 간격을 띄워서 트랙터가 지나다니는 데 지장이 없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일본과 프랑스에서 배운 성공 공식
가까운 일본은 이미 2013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6,000개 이상의 단지가 운영 중입니다. 프랑스는 더 엄격합니다. “태양광 때문에 수확량이 줄거나 품질이 떨어지면 아예 허가를 안 해준다”는 조건으로 운영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엄격한 기준이 도입된다면 ‘무늬만 농사꾼’인 가짜 농민을 걸러낼 수 있을 겁니다.
현실적인 수익성과 초기 비용, 감당할 수 있을까?
가장 궁금한 건 결국 ‘돈’이겠죠. 패널의 분석에 따르면, 600평 논에 100kW 규모의 영농형 태양광을 설치했을 때 연간 약 1,000만 원의 순수익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기존 농업 소득의 5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수치죠.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일반 비닐하우스처럼 정부가 80%를 보조해 주는 게 아니라, 대부분 ‘금융 지원(대출)’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내 돈으로 빚내서 짓는 건데 뭐가 혜택이냐”라고 느끼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현실적으로 와닿았습니다. 보통 자본금을 회수하는 데 7~8년이 걸리고, 그 이후 20년까지 소득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태양광 설치 문의하기
청년농과 임차농이 가장 걱정하는 ‘진짜 문제’
세미나에 참석한 청년농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농촌에 들어오면 시작부터 ‘빚’이라고 합니다. 땅 사고 시설 갖추면 수억 원이 훌쩍 넘는데, 토마토 팔아서는 그 빚을 갚기가 막막하다는 거죠.
이때 영농형 태양광이 ‘안전한 현금 흐름(Cash Flow)’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다만, ‘임차농’ 입장에서는 두려움이 큽니다. 땅 주인이 직접 태양광을 하겠다며 “이제 나가주세요”라고 할까 봐 걱정하는 거죠.
이를 막기 위해 사업 주체를 실제 농민으로 한정하거나, 1인당 용량을 100kW로 제한하는 등 법적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2026~2028 법제화 타임라인과 준비 사항
현재 국회에 관련 법안이 8건이나 올라와 있습니다. 2026년쯤 법이 제정되고, 실제 시행은 2027년, 본격적인 사업화는 2028년쯤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해마다 100개씩 시범 사업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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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처음엔 “왜 또 태양광이야?”라며 의심의 눈초리로 봤던 영농형 태양광. 하지만 뜯어볼수록 소멸해가는 농촌에서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가짜 농민의 악용을 막고, 임차농을 보호하는 정교한 법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습니다.
“팔자를 고칠 정도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영농형 태양광은 농촌의 미래를 바꾸는 진정한 일석이조가 될 것입니다.
※ 참고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