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 몇해 동안 뉴스를 보다가 ‘촉법소년 나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죠. 분명히 범죄의 질은 성인 못지않게 잔인하고 지능적인데, “아직 어려서 처벌을 안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면 솔직히 화가 나기도 하죠.
저도 처음에는 “이게 나라냐, 당장 나이를 낮춰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파고들다 보니, 단순히 ‘나이 숫자’ 하나를 바꾸는 게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감정적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법 체계와 교정 시스템 전체를 건드리는 일이더라고요.
오늘은 촉법소년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이 기준을 낮췄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정말로 범죄가 줄어들 수 있을지 냉정하게 짚어보려 합니다.
촉법소년이란 무엇인가? 법적 정의와 근거
우선 용어부터 정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촉법소년은 소년법 제4조에 근거를 둔 개념입니다. 범죄를 저질렀지만, 아직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성숙하여 형사 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을 말합니다.
1. 형사미성년자와의 차이점
많은 분이 헷갈려 하시는데, ‘형사미성년자’는 만 14세 미만으로 아예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그중에서도 만 10세 이상 ~ 만 14세 미만에 해당하여,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아이들을 구체적으로 촉법소년이라고 부릅니다.
2. 보호처분은 전과가 남지 않을까?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은 전과(범죄경력자료)로 남지 않습니다. 1호(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나뉘는데, 가장 강한 10호를 받아도 사회에 나왔을 때 빨간 줄이 그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논란의 핵심이죠.
3. 촉법소년 기준 연령 개정 추진
법무부는 흉악화된 소년 범죄에 대응하고자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이에 따라 만 13세 소년은 보호처분 대신 성인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소년부 송치 및 소년원 송치 등 법적 절차가 강화됩니다.
▶연령 하향에 따른 법적 변화
현재 만 10세 ~ 14세 미만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보호처분(1~10호)만 받으나, 변경 후 만 10세 ~ 13세 미만 촉법소년 기준이 만 13세 미만으로 낮아져, 만 13세(중1)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현재 촉법소년 나이 기준과 연령 구분표
현재 우리나라 법이 규정하는 연령 기준은 꽤 촘촘합니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참 복잡하죠. 아래 표로 한눈에 정리해 봤습니다.
| 구분 | 연령 기준 | 특징 및 처벌 수위 |
| 범죄소년 | 만 14세 이상 ~ 19세 미만 | 형사처벌 가능, 보호처분 병행 |
| 촉법소년 | 만 10세 이상 ~ 14세 미만 | 형사처벌 불가, 소년원 등 보호처분 |
| 범법소년 | 만 10세 미만 | 어떠한 법적 처분도 불가능 (훈계 방면) |
왜 촉법소년 나이 하향 논란이 뜨거운가?
단순히 “나쁜 애들이 많아졌다”는 느낌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근의 통계를 보면 소년 범죄의 양상은 확실히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 예전엔 단순 절도가 많았다면, 이제는 성범죄, 금품 갈취, 집단 폭행 등 강력범죄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 딥페이크, 온라인 도박, 보이스피싱 가담 등 디지털 환경을 이용한 범죄에 아이들이 너무 쉽게 노출됩니다.
- “나 촉법소년인데 어쩔 거야?”라며 경찰이나 피해자를 조롱하는 사례 등 법을 악용하는 태도가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촉법소년 나이를 낮췄을 때의 장단점 분석
정치권에서도 만 14세인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죠. 만약 나이를 낮추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연령 하향의 장점 (찬성 의견)
- “나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경각심을 주어 범죄를 억제하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을 보며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청소년들의 신체적 발달 속도가 빨라진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입니다.
연령 하향의 단점 (반대 의견)
- 어린 나이에 교도소나 구치소를 경험하게 되면 ‘범죄자’라는 정체성이 고착화되어 오히려 더 큰 범죄자로 성장할 우려가 있습니다.
- 현재 소년원도 이미 과밀화 상태입니다. 인프라 준비 없이 나이만 낮추면 수용 시설은 난장판이 될 수 있습니다.
- 범죄는 가정 환경, 학교 폭력, 사회 안전망 부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단순히 처벌만 강화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입니다.
해외 사례는 어떨까? (미국, 일본, 유럽)
우리나라만 이 고민을 하는 건 아닙니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일본: 2000년대 들어 소년법을 개정하며 형사 책임 연령을 낮추고,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성인과 유사한 처벌을 내리는 추세입니다.
- 미국: 주마다 다르지만, 일부 주는 연령 제한 없이 아주 어린 아이도 성인 법정에 세우기도 합니다. (다만 비인도적이라는 비판도 많습니다.)
- 영국: 형사 책임 연령이 만 10세로 매우 낮습니다.
- 북유럽: 반대로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은 만 15세로 높으며, 처벌보다는 철저한 교육과 상담에 집중합니다.
단순 나이 하향이 정답이 될 수 없는 이유
자료를 정리하면서 느낀 점은, 나이를 한 살 낮춘다고 해서 내일부터 소년 범죄가 씻은 듯이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 단순히 가두는 게 아니라,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분석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만드는 전문가(상담사, 보호관찰관)의 확충이 절실합니다.
- 소년 사건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판사와 법원(소년 전담 법원)이 늘어나야 개별 아이들의 사정을 정확히 판별하고 적절한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 가해자 처벌에만 매몰되지 말고,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국가가 어떻게 보상하고 가해자로부터 받아낼지에 대한 시스템이 더 강화되어야 합니다.
촉법소년 나이 기준을 낮추는 것은 어쩌면 가장 쉽고 빠른 해결책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처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어야 한다”라고요.
저 역시 처음엔 무조건적인 하향을 지지했지만, 이제는 나이의 높고 낮음 보다 ‘엄중한 처벌’과 ‘확실한 교정’이 병행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 이르렀습니다.